도시농업 열풍이 불면서 베란다 텃밭이나 옥상 정원을 가꾸는 분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난관이 바로 ‘어떤 흙을 살 것인가’입니다. 시중에는 ‘상토’, ‘배양토’, ‘용토’ 등 다양한 이름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어 초보 도시농부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흔히 흙은 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는 그 목적과 성분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농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인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 차이를 심층적으로 비교하고, 재배 환경에 맞는 올바른 선별법 가이드를 제공하겠습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근본적인 개념 정의
먼저 두 토양의 명확한 개념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상토(Bedding Soil, Sowing Medium)란 무엇인가?
상토는 씨앗을 발아시키거나 어린 모종을 키워내는 데 특화된 ‘인공 토양’입니다. 자연의 흙(산흙, 논흙 등)을 거의 함유하지 않고, 대신 유기물 분해 성분인 코코피트(코코넛 껍질), 피트모스(이끼)를 주원료로 합니다. 여기에 배수와 통기성을 높이기 위해 펄라이트(진주암을 튀긴 것), 버미큘라이트(질석) 등을 배합합니다. 상토는 작물의 일생 중 가장 취약한 시기인 ‘유묘기’를 안정적으로 보내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병원균이나 해충이 없는 위생적인 상태여야 하며 가볍고 물을 머금는 힘이 뛰어납니다.
배양토(Potting Soil, Cultivation Soil)란 무엇인가?
배양토는 식물이 정식(밭에 옮겨심기) 이후 성숙하여 수확할 때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배합한 토양입니다. 과거에는 자연 흙에 퇴비를 섞어 만들었으나, 최근 도시농업용으로 나오는 배양토는 관리 편의성을 위해 상토의 주성분(코코피트, 피트모스 등)에 식물이 장기간 흡수할 수 있는 완효성 비료와 유기물 퇴비 등을 더해 제조합니다. 즉, 상토가 ‘어린이용 미음’이라면 배양토는 ‘성인용 영양식’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물리적 특성 차이
토양의 물리적 특성은 뿌리의 호흡, 물 공급, 그리고 지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는 입자의 구성과 비율에 따라 물리 성질이 크게 다릅니다.
1. 용중량(가벼움의 정도)
상토는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중 가장 가볍습니다. 코코피트와 펄라이트가 주성분이기 때문에 건조 상태에서는 솜털처럼 가볍고, 물을 머금어도 일반 흙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이는 베란다나 옥상처럼 하중을 고려해야 하는 도시농업 환경에서 매우 큰 장점입니다.
배양토 역시 일반 노지 흙보다는 가볍게 제조되지만, 상토에 비해 유기물 퇴비와 비료 성분이 많아 더 무겁습니다. 일부 제품은 지지력을 높이기 위해 마사토나 황토를 섞기도 하므로 상토보다 묵직한 느낌을 줍니다.
2. 보수성과 배수성
두 토양 모두 식물 재배를 위해 보수성(물을 머금는 힘)과 배수성(물이 빠지는 성질)을 조절하여 만들어집니다.
상토는 입자가 미세하고 보수력이 뛰어난 코코피트와 피트모스 비율이 높아 물을 듬뿍 머금습니다. 이는 어린 모종의 뿌리가 마르지 않게 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너무 과습해질 우려가 있어 펄라이트를 섞어 배수성을 보완합니다.
배양토는 작물이 장기간 자라야 하므로 상토보다 좀 더 입자가 굵고 다양하게 배합됩니다. 과습을 방지하고 뿌리의 무름을 막기 위해 상토보다는 배수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3. 통기성
뿌리는 숨을 쉬어야 합니다. 통기성은 토양 내 공기극(구멍)의 양에 결정됩니다.
상토는 가벼운 소재들을 사용하여 초기 통기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뿌리가 미세한 모종이 뻗어나가기 좋은 구조입니다.
배양토는 퇴비 등이 분해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자가 뭉치거나 다져질 수 있어 초기 통기성은 상토보다 약간 낮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뿌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도록 설계됩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화학적 특성 차이
화학적 특성은 식물의 영양 섭취와 관련이 깊습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는 비료 성분과 산도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1. 양분 함유량 (EC – 전기전도도)
상토는 유묘기용이므로 양분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습니다. 어린 뿌리는 높은 농도의 비료 성분에 닿으면 ‘비료 해’를 입어 녹아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토에는 초기 발아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분만 포함되어 있거나 완전 무비 상토로 출시됩니다. 따라서 상토에 심은 모종이 자라 본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반드시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배양토로 옮겨심어야 합니다.
배양토는 작물이 수확기까지 자랄 수 있도록 풍부한 양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완효성 비료(천천히 녹는 비료)와 유기물 퇴비가 배합되어 있어 별도의 추비(웃거름) 없이도 한동안 작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중 화학적 특성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2. 산도 (pH)
대부분의 식물은 pH 5.5~6.5 정도의 약산성 토양에서 양분을 가장 잘 흡수합니다.
상토는 이러한 식물 생육 최적의 pH 농도를 정밀하게 맞춰서 제조됩니다. 원료인 피트모스가 강산성이므로 석회 등을 섞어 산도를 조절합니다. 위생적이고 정밀한 화학 조성이 상토의 특징입니다.
배양토 역시 식물 생육에 적합한 pH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지지만, 배합되는 퇴비나 유기물의 종류에 따라 산도가 약간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양이온 교환 용량 (CEC)
CEC는 토양이 영양분을 붙들어두고 식물에게 공급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모두 유기물 성분이 많아 CEC가 높은 편이지만, 장기적으로 양분을 보유하고 공급하는 능력은 퇴비와 완효성 비료가 풍부한 배양토가 더 우수합니다.
실패하지 않는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선별법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 차이를 이해했다면, 이제 내 재배 환경과 작물에 맞는 흙을 선별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도시농업을 위한 선별법 가이드입니다.
1. 재배 목적과 작물의 성장 단계에 따른 선별법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씨앗을 뿌려 모종을 키우는 ‘육묘’ 단계라면 망설임 없이 상토를 선택해야 합니다. 무비 상토나 유묘용 상토가 적합합니다.
어린 모종을 밭에 옮겨심거나 화분에 정식하여 크게 키우는 ‘재배’ 단계라면 배양토를 선택해야 합니다. 배양토에는 작물 성장에 필요한 양분이 포함되어 있어 추비 관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2. 재배 환경과 용기 크기에 따른 선별법
베란다처럼 하중이 걱정되는 곳이나 작은 화분에서 키울 때는 상토 비중이 높고 가벼운 배양토를 선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수구멍이 작거나 과습이 우려되는 용기라면 펄라이트나 마사토가 많이 섞여 배수성이 강화된 제품을 선택합니다.
옥상처럼 하중 부담이 덜하고 대형 화분이나 상자 텃밭에서 고추, 토마토처럼 크게 자라는 작물을 키울 때는 지지력이 있고 양분 보유력이 우수한 묵직한 배양토가 유리합니다. 이때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선별법 중 하나는 포장지를 들어보고 무게감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3. 작물 종류에 따른 선별법
상추, 시금치 같은 잎채소류는 생육 기간이 짧고 양분 요구량이 아주 많지 않으므로 일반적인 도시농업용 배양토라면 무난하게 자랍니다. 하지만 고추, 토마토, 오이 같은 과채류는 생육 기간이 길고 많은 양분을 필요로 하므로 완효성 비료 성분이 강화된 ‘과채류 전용 배양토’를 선별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입니다. 다육식물이나 허브처럼 과습에 극도로 취약한 작물은 배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배양토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20~30% 더 섞어주는 선별법이 필요합니다.
4. 포장지 성분 및 인증 확인 선별법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포장지 뒷면에는 반드시 원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 pH, EC 등의 정보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은 흙을 선별법입니다. 코코피트, 피트모스 등의 비율이 너무 낮고 정체불명의 ‘산흙’이나 ‘조경토’ 비율이 높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정부에서 인증하는 ‘친환경 유기농자재’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너무 저렴한 제품은 미숙 퇴비를 사용하여 가스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도시농업에서 토양 선택은 식물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는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완전히 다르게 설계된 토양입니다. 상토는 가볍고 양분이 적어 유묘기에 적합하며, 배양토는 양분이 풍부하고 지지력이 있어 성숙기에 적합합니다. 내 작물의 성장 단계와 재배 환경을 고려하여 올바른 도시농업용 상토 배양토 선별법을 적용한다면, 베란다와 옥상은 건강하고 풍성한 초록빛 텃밭으로 변모할 것입니다.